“30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강달러”…일본 GDP 30년만에 4조달러 밑돌듯

생활 노하우

“30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강달러”…일본 GDP 30년만에 4조달러 밑돌듯

KAREN11 0 15


미국이 내디딘 ‘거인의 발걸음’에 전 세계에 수퍼 달러(달러 강세)의 파고가 몰아치고 있다. 각국의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달러 빚이 많은 신흥국의 금융위기 우려까지 커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한 세대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달러 초강세’ 현상이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에 큰 문제로 떠올랐다”고 진단한 이유다.

달러인덱스, 20년 만에 110선 돌파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의 강도와 속도를 높이며 세계의 자금이 미국으로 몰리고 있다. 달러는 수요가 늘며 몸값이 뛰고 있다. 19일 오후 3시30분 기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1973=100)는 109.97을 나타냈다. 올해 초(96.21)보다 14.3% 뛰었다. 지난 6일엔 2002년 6월 이후 처음으로 110선을 돌파했다.

반대로 주요국 통화가치는 자유낙하 중이다. 유로화는 지난달 22일 종가 기준 처음으로 ‘1유로=1달러(패리티)’가 깨진 뒤 패리티 아래에 발이 묶였다. 20년 만에 최저다. 중국 위안화는 지난 16일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7위안이 무너졌다(破七·포치). 일본 엔화 가치도 지난 7일 2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달러당 144.5엔 수준까지 밀린 뒤 달러당 142엔 수준을 맴돌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닛케이)신문이 19일 엔저(円低) 타격에 시달리는 일본 경제를 “달러로 보는 일본이 쪼그라들고 있다”고 표현할 정도다. 닛케이는 ‘1달러=140엔’으로 환산할 경우 일본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30년 만에 4조 달러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경제가 버블경제 붕괴 직후인 1992년 수준으로 되돌아갔단 뜻이다.

엔화 약세로 전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일본의 비중도 4% 미만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한때 전 세계 GDP의 15%였던 적도 있었다. 닛케이는 “2012년 일본의 명목 GDP가 6조 달러를 넘으며 독일의 1.8배였는데 올해는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1달러=140엔’일 경우 달러로 환산한 일본의 평균임금도 1990년대 수준인 연 3만 달러로 되돌아간다. 닛케이는 “2011년 달러로 환산한 일본의 평균임금은 한국의 2배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거의 비슷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 기축통화인 달러로 가격을 매긴 식량과 원유 등 에너지 수입 비용이 비싸지며 물가 상승 압력은 더 커진다. 금융시장도 몸살을 앓고 있다. 수퍼 달러가 ‘역통화 전쟁’에 기름을 붓고 있다. 자국 통화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각국 정부가 경쟁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수퍼 달러가 고금리와 고환율을 부르고 있다.

Fed, 금리 최소 0.75%P 올릴 듯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문제는 수퍼 달러의 흐름을 바꿀 힘이 달리는 데 있다. 달러 강세를 방어할 유럽과 중국의 경제 전망은 상대적으로 암울하다. 에너지를 무기화하는 러시아와의 갈등으로 유럽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중국은 부동산 호황이 꺼지고 있어서다.

달러 초강세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나비효과’는 이제 시작이란 시각도 있다. Fed가 긴축 속도를 올릴 태세라서다. 20~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최소 0.75%포인트(자이언트 스텝) 인상할 것이란 게 시장의 전망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확률은 19일 오전 2시(현지시간) 기준 78%에 이른다.

미국 금리가 치솟으면 세계경제의 약한 고리인 신흥국(이머징 마켓)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금리가 높으며 상대적으로 더 안전한 미국으로 자금이 이동하며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이 본격화하고, 달러 표시 부채(빚)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달러 빚이 많은 신흥국의 (달러 대비) 통화가치가 급락(환율 상승)하면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달러 강세 속 신흥국 통화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경제위기를 겪는 아르헨티나와 튀르키예의 통화가치는 올해 들어 지난 16일(현지시간) 기준 39% 넘게 폭락했다. 헝가리의 포린트화(-24.6%)와 이집트 파운드화(-23.4%)도 연초 이후 달러 대비 20% 넘게 하락했다.

국제 금융기관과 경제학자들은 미국발 긴축 발작이 신흥국 금융위기를 촉발하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세계은행은 지난 15일 보고서에서 세계경제가 경기 침체에 직면하고,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서 금융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내년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이머징 마켓의 달러 표시 부채는 830억 달러(약 115조6600억원)에 이른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게이브리얼 스턴 신흥시장 리서치 책임자는 “달러 가치가 더 높아진다면 (이는) 낙타의 등을 부러뜨리는 지푸라기가 될 것”이라며 “이미 신흥시장은 위기의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5.6원 내린(환율 상승) 달러당 1393.6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달러당 1191.8원)와 비교하면 원화가치는 올해 들어 16.9% 하락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751.91)는 외국인 매도에 전 거래일 대비 2.35% 하락해 750선으로 밀려났다.



염지현.송승환(yjh@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https://news.koreadaily.com/2022/09/19/economy/economygeneral/20220919081304104.html 

0 Comments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